“중소형급 시장으로부터 대형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타깃을 전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DB 솔루션을 채택함으로써, 초기 구축비용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와 시스템 확장에 따른 최신 기술들에 대한 지원을 기대한다.”
Microsoft SQL Server 2000 버전을 도입한 삼성전자의 한 사업부서 담당자가 지난 2005년 밝힌 SQL Server 도입의 이유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Microsoft SQL Server는 PC 기반의 DBMS로, 오라클, DB2 등의 기업용 DBMS와는 구분되는 중소형급 용도로 치부돼 왔다. 물론 이 당시는 MS가 Microsoft SQL Server 2000은 64비트를 지원하는 하이엔드급 서버로 충분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고객들은 중소형급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온전한 하이엔드급 DBMS로 거듭나기 위해 발표한 2005 버전에서도, 많이 향상되긴 했지만, 이러한 경향이 깨끗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최근 오라클 DBMS로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의 개발 PM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비싸고 무겁지만, 미션크리티컬한 대용량 DB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오라클을 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이엔드급 제품을 내놓고도 왜 Microsoft SQL Server 는 이러한 ‘인식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했던 것일까? 그 해답은 매우 간단하다. ‘쉽고 간단하게’라는 철학에서 시작된 로엔드급 제품이었고, 그 동안 하이엔드급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가볍다고 느낄 수 있는 기능적 부재와 경쟁 제품에 비해 한걸음 뒤쳐져왔던 기능의 추가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의 신뢰’를 못 얻어왔기 때문이다.
Microsoft SQL Server의 1단계, 중소규모 시장으로 접근
그렇다면 이쯤에서 Microsoft SQL Server의 제품 역사를 가볍게 뒤돌아 보자. Microsoft SQL Server 는 6.0버전에서 6.5, 7.0 버전에 이르는 90년대 말, 즉 한창 유닉스와 메인프레임이 강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NT 기반 서버로 미드마켓 이하의 시장에서만 통용되는 제품이었다.
이 당시 SQL Server 의 장점이라면 GUI가 제공돼 쉽다는 것이었는데, 7.0버전부터는 관리 툴이 포함돼 있어 DB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쉽다는 것은 곧 하이엔드급 제품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하이엔드 DBMS와 비교했을 때 기능적으로 미비했던 만큼, 소규모 기업을 타깃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문가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분야의 기술을 쉽고 저렴한 수준으로 이끌어냈다는 공로는 어느 정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것이 SQL Server의 1차 혁신이었다. 또한 항상 남보다 늦게 출시한다는 비난도 함께 받았다. 그것은 넷스케이프 이후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유닉스 이후 윈도우, 노츠 이후 익스체인지, 그리고 오라클 이후 SQL Server 출시에 이르기까지 소위 ‘차려진 밥상에 수저 놓기’ 식의 방식에 대한 비난이었다.
MS SQL Server 2000 출시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본격 진출
계속해서 Microsoft SQL Server 의 2차 혁신이 이어진다. 지난 2000년 SQL Server 2000 버전이 출시되면서 하이엔드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인텔이 64비트 칩을 만들어 냄으로써 유닉스 고유의 시장이었던 64비트를 SQL Server에서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인텔 칩의 등장은 SQL Server가 하이엔드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BI 콤포넌트를 추가해 SQL Server는 DBMS에 BI 기능을 담기 시작했다.
이 당시 형성된 Microsoft SQL Server의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Enterprise Credibility’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소형시장뿐 아니라 이를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부터 국내 시장에서 SQL Server의 대형 레퍼런스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KT의 통신망 운용관리 시스템 ‘네오스(NeOSS)’가 기존의 유닉스를 거두고 SQL을 도입했고, 트랜잭션이 많은 코어 시스템에 싸이월드, 옥션, G마켓 등의 기업이 64비트 SQL Server 2000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화도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기능적으로 경쟁사 DBMS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떠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식의 한계를 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금융권의 계정계 시스템이나 ERP, CRM 등 대기업의 메인 시스템 시장을 뚫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MS의 호웅기 부장은 “SQL Server의 한계점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대기업 중앙시스템 이외의 주변 시스템으로는 활발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기반을 통해, 유닉스에 오라클을 대체하도록, 메인 시스템으로의 진입이 남은 숙제다”라고 말했다.
Microsoft SQL Server 2005, 금융권 및 대기업 메인 시스템에 도전
이러한 숙제를 달성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SQL Server 2005 버전이다. 2000 버전 이후 상당한 기간을 두고 출시된 2005는 고성능 고가용성 대용량DB 처리를 표방하면서 ‘Enterprise Credibility’ 달성에 다가서고자 하는 MS의 역작이었다.
인터넷 출범 10년이 넘어가면서 이제 기업환경에서는 DB가 모든 정보 시스템의 기본이 됐고,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사양은 필수가 됐기 때문에 이에 맞는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MS는 지난 2006년 3월부터는 2000 버전의 판매를 중단하고 2005 버전만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MS에 의하면 2005 버전을 도입한 고객의 전체의 50%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이러한 비중은 ‘2005를 한대라도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수치상으로는 더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MS의 호웅기 부장은 “현재 G마켓이나 연세의료원 같은 사이트는 2005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그러나 비용이나 기존 버전에 만족하는 고객들이 많아 기대치를 낮추었다. 기존 고객의 투자를 보호하고 ROI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Microsoft SQL Server 2008 ‘온전한 하이엔드 DBMS’ 표방
이러한 상황에서 MS는 내년 초에 SQL Server 2008 버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6년에 걸쳐 2000 버전에 대한 영업을 실시했기에 현재 2005버전에 대한 도입률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2008 버전의 출시, 즉 버전 업그레이드는 회사 차원의 로드맵에 따라 3년마다 새 버전을 출시하는 원칙을 세웠다.
특히 2008 버전은 2005와 같은 기본 컨셉을 가지고 SQL Server가 하이엔드 DBMS 시장으로 온전히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0에서 2005 버전으로 옮겨갈 때만큼의 변화는 아니어도, 데이터 암호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지오스페셜 등의 지도 데이터를 지원하는 등 데이터 타입이 다양화됐다. 또한 디스크 공간을 1/3로 압축하는 실시간 압축 기능과 B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렇게 하이엔드급 제품으로 거듭나면서 Microsoft SQL Server 는 더 이상 가볍고 쉽지 않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걸 맞는 기능을 추가하다 보니 무거워지고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이엔드라는 목표를 정한 이상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편, MS는 2000에서 2005, 또 2008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SQL Server에 탑재돼 있는 ‘업그레이드 어드바이저’를 통해, 업그레이드 사전 컨설팅을 무료로 서비스 해주면서 버전 업그레이드를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효정 기자 ( ZDNet Korea )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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